교회는 하나님이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버리는 사랑의 아픔을 통해 창조하신 새로운 인류 공동체이다. 하나님은 교회가 세상에 만연된 죄악으로부터 구별되어 흠이 없는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교권을 휘두르는 이들과 이들을 옹호하는 세력들로 말미암아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 하나님은 이러한 한국교회를 살려내시기 위해 지금 한국교회사에 새로운 개혁의 기운을 일으키시고 있다.
교권의 주변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변방에서부터 하나님의 교회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다양한 생명의 몸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힘을 규합하여 한국교회개혁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요 시대적 당위임을 확신한다. 이에 한국교회 개혁과제와 개혁운동의 실천전략을 담아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강령으로 삼고자 한다.
한국교회 개혁과제교회는 기복신앙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순결을 회복해야 한다.
신앙을 자기 번영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개인주의적 기복신앙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마땅히 가야할 십자가의 길을 회피하고 온갖 불의와 타협케 하는 원흉이다. 한국교회는 왜곡된 기복신앙에 기초한 설교와 삶을 과감히 몰아냄으로써 순결한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여야한다.
교회는 죽은 믿음을 회개하고 사랑의 실천이 동반되는 산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오직 믿음으로만 의로워질 수 있다는 종교개혁의 교리를 왜곡하여 실천 없는 죽은 믿음을 용인함으로써 신앙과 윤리의 괴리를 부추겨 온 것을 회개하여야 한다.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으로 증명되는 살아 움직이는 믿음을 회복하여야 한다.
교회는 왜곡된 정교분리 원칙을 바로잡아 사회참여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정교분리원칙을 명분으로 삼아 불의한 정권에 아부함으로써 자신의 기득권을 확장해온 죄를 통회하고 하나님나라의 시민 공동체로서의 교회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 땅 구석구석에 하나님의 정의로운 통치가 확장되어나가도록 교회는 하나님의 정의를 과감히 선포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나아가 기독인들로 하여금 능동적인 사회참여를 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정의로운 정치경제제도를 실현해가야 한다.
교회는 부당한 차별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스도안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한 하나님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성(性), 학력, 외모, 부(富), 건강, 사회적 지위 그리고 교회 직분 등을 기준으로 해서 세상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등한시했던 것을 회개하고 그들이 교회 안에서 동등한 자격으로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회 정서와 제도를 개혁 해야 한다.
교회는 개교회 성장주의를 극복하고 작고 연약한 교회를 함께 세워나가야 한다.
한국교회는 자본주의적 성장 모델에 편승하여 개교회의 성장에만 경쟁적으로 몰두 함으로써 대형교회가 도덕성과 무관하게 무조건 존경을 받고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 미자립교회가 60%에 육박하는 병든 구조를 갖게 되었다. 이제 한국교회의 암과 같은 개교회 성장주의를 철저히 회개하고 약한 형제교회들을 함께 세워나가며 연대를 통해 큰일을 일구어냄으로써 교회의 보편성과 일체성을 회복 하여야 한다.
교회는 권위주의적 정치구조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원칙을 철저히 실현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극소수의 교회지도자들에게 권한을 집중시킴으로 그들의 부패를 낳았고 개혁을 촉구하는 성도들의 부르짖음은 압살되어 왔다. 이러한 부패현상을 척결하기 위해서는 목사와 장로의 임기제 혹은 신임투표제를 도입하고 성도들의 의미있는 참여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교회법을 만들어감으로써 교회 내 민주주의를 실현해 가야 한다. 이로써 예수님은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교회는 예수님의 몸이 되는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대형교회는 담임목사직세습을 중단하고 공정한 후임목사 청빙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자신의권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혹은 형식적인 모양새만 갖춘 절차를 통해 담임목사직을 아들에게 이양하려는 모든 시도는 즉각 중단 되야 한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아버지 담임목사의 결정적인 영향력이 사라질 때까지는 아들 목사가 후보에 오르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후임목사 청빙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교회는 모든 금권선거를 배격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교회임원 선거 시 금품살포 혹은 향응제공을 통해 교권을 장악해온 이들을 눈감아 옴으로써 교회부패를 심화시켜스스로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켜온 것을 통회자복해야 한다. 나아가 금권선거를 배격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철저한조사와 처벌을 강화하던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선거제도를 도입, 선거문화를 정화하여야 한다.
교회는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한국교회는 소수에 의해 재정사용이 결정되거나 화려한 건물건축을 비롯하여 지나치게 개교회의 유익을 위해 사용되어 온 것을 회개해야 한다. 교회재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교회의 통일된 회계기준을 만들며 정기적인 재정공개를 의무화해야하며 외부감사제를 도입하여야 한다.
교회재정의 건강성 확보를 위해서는 구제와 사회봉사를 위한 재정지출의 비율을 최소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