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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여성 안수 불가' 교단에서 '여성안수추진위원회' 설치한 교회 (뉴스앤조이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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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6-17 16:07 / 조회 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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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성 안수를 향한 평화교회의 도전 

 

작년 연말,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이하 여안추)과 인연을 맺은 교회가 있다. 2022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 총회 때 여성 안수 피켓 시위도 하고, 노회 공청회도 열고, 여성 안수 책자도 만들어서 배포하는 등 예장고신 내에서 여성 안수 추진 운동을 해 온 부산 평화교회다. 예장고신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여성 안수 운동을 하다니! 놀라운 마음에 온라인 인터뷰를 요청했다. 전국 최초, 유일! '여성안수추진위원회'가 있는 평화교회를 만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종미 공동대표가 예장고신에서 여성 안수 운동을 하고 있는 평화교회 성외관 장로, 김미선 집사를 줌으로 인터뷰했다. 사진 제공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 안녕하세요. 온라인으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성외관 / 저는 평화교회 장로 성외관입니다. 반갑습니다. 

 

김미선 / 저는 평화교회 집사 김미선입니다. 교회 내 '여성안수추진위원회' 위원장이자 실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 교회 안에 여성안수추진위원회가 있는 곳은 아마 평화교회가 유일할 것 같은데요. 교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성외관 / 평화교회는 예장고신 소속으로 부산 대연동에 위치하고, 2003년에 설립해서 한성국 목사님이 초창기부터 작년까지 이끌어 오셨죠. 지금 한 목사님은 은퇴하셨고, 최무훈 목사님이 목회하고 있습니다. 

 

김미선 / 한 목사님은 비교적 상식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셨고, 비슷한 뜻을 가진 청년들이 많이 동참해 교회가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여성안수추진위원회는 2022년 초에 교인 4명이 지원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 평화교회는 어떻게 여성 안수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성외관 / 2020년 10월 23일이 종교개혁주일이자 교회 설립 주일이었는데, 이날 한성국 목사님이 예장고신 교단 내 여성 안수 추진 운동을 하자고 제안했어요. 목사님이 주일 설교 시간 교인들에게 여성 안수 추진의 정당성을 말씀에 기반해서 전달하셨고, 주일 오후 성경 공부 시간에 '여성의 눈으로 성경 읽기'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공부하면서 여성 안수 반대 제도가 복음 전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고, 미래 세대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걸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아주 좋지 않은 제도라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김미선 / 그때가 한 목사님께서 40년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기였는데, 마지막으로 여성 안수를 예장고신 교단에 도입하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제안에 동의하는 성도 3~4명이 지원해서 '여성안수추진위원회'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여성 안수 제도, 우리 시대 교회가 반드시 가야 할 길> 소책자를 만들어 모든 총대에게 발송하고, 여러 신문과 언론 인터뷰도 했고요. 2022년 4월 부산동부노회 때 당회 제안으로 '여성 안수 제도 도입'을 정식 안건으로 제출했고, 9월 20일 예장고신 총회가 열리는 부산포도원교회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2023년 3월 부산동부노회 공청회까지 2년 6개월 정도 활동했습니다. 

 

- 한 교회에서 이렇게 많은 활동을 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안수 추진 운동에 마음이 동하게 된 계기나 경험이 있으셨나요? 

 

김미선 / 특별한 계기보다는 '당연한 일인데 왜 이때까지 무관심했을까' 하는 게 첫 생각이었고요. 교회를 20년 넘게 섬기고 있지만 딱히 직분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관심 있는 주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때 당시 저희 조카가 스무 살이었는데, "우리 교단에서 여자는 목사가 될 수 없어"라고 말하니까, 조카가 "원래 목사 될 생각도 없었지만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더라고요. 그게 교회 20대 청년들의 반응이었거든요. 요즘 젊은이들은 목사라는 직업에 별로 관심도 없는데 성차별적 요소까지 있으니까 더 황당해하면서 "희한한 교회와 제도네" 이런 식의 반응을 하더라고요. 

 

성외관 / 제가 장로가 되기 전에는 교단이라는 게 와닿지 않았어요. 그런데 장로가 되어서 노회에 참여했더니, 인류의 구성은 남자 여자 반반인데 노회는 남자로만 구성되어 있고 여자들은 점심시간에 밥 주는 역할만 하는 기형적인 모습이 정말 낯설었습니다. 이렇게 교단 내에서 여성들의 발언이 완전히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남자들의 생각만 교단에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 2022년 72회 예장고신 총회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셨는데, 개인적 느낌이나 총대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미선 / 제 인생에서 처음 한 시위거든요. 관할 경찰서에 시위 신고서를 쓰러 갔었는데, 여성 안수 운동으로 시위한다고 하니까 '좋은 일 하시네요' 하면서 경찰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더라고요. 총회 당일에는 3~4시간 정도 시위를 했어요. 총대 대부분은 한번씩 쓱 쳐다보고 지나가시는데 몇몇 분들은 "여성 안수는 하나님이 안 된다고 한 거야" 하고 저희를 야단치셨죠. 70~80세 정도 되어 보이시는 원로목사님들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해야 하는데 왜 나와서 떠들어" 하면서 지나갔는데, 오히려 저는 총대들이 무관심한 것보다 그런 반응들이 훨씬 좋았어요. 뭐라도 우리 의견을 말해 볼 수 있으니까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했고, 뭔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성외관 / 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70대 권사님도 참여하셨어요. 교단 총회를 향해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 목사님들과 장로님들만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밖에서 주장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했죠.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이제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기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총회 이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성외관 / 교회가 부산동부노회에 요구해서 2023년 3월 교단 최초로 여성 안수 공청회가 진행됐어요. 그런데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청중 12~13명 중 상당수가 우리 교회 분들이었어요. 형식적으로 공청회를 열었던 거예요. 한성국 목사님이 여성 안수 도입에 찬성하는 쪽에 서고 , 반대하는 쪽에서는 어떤 교수님 한 분이 나왔어요. 그런데 그분이 성경 구절을 가지고 여성 안수 반대 논리를 펴는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에서 여성 안수가 도입되고 동성애가 합법화되는 일이 이어졌다고 하면서 둘을 연관시켜 버리는 겁니다. 굉장히 황당했죠. 우리 목사님은 구체적인 성경 구절을 가지고 찬성 주장을 펼쳤는데, 상대편은 여성 안수 도입과 동성애가 연결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니까요. 저는 여성 안수를 동성애와 연결해서 보는 주장을 그날 처음 듣고 깜짝 놀랐어요. 

 

- 예장고신과 오랜 자매 관계를 맺어 온 화란 개혁파는 2020년 총회에서 여성 안수 제도를 정식으로 결의했잖아요.  

 

김미선 / 여성 안수 소책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알게 되었는데요. 예장고신이 특히 네덜란드의 화란 개혁파와 수십 년간 깊은 교류를 했는데, 화란 교단이 허용했으니 우리도 제도적으로 열어 두자 했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그런 안타까움이 있었어요. 제도적으로 여성 안수가 합법화된다고 해서 갑자기 여자 목사나 장로가 증가하는 게 아니거든요. 아무 관심이 없던 여성 교인들 혹은 고등학생들이 갑자기 신학교를 가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굳이 허용하지 않는 걸로 두면서 오히려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거죠.  

 

- 2022년 9월 총회에서 여성 안수 문제 연구 건이 미래정책연구위원회 청원을 거쳐 신학위원회 논의까지 통과했다가, 신학교육부 전체 회의에서 기각이 되었지요. 그 소식 들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김미선 / 기각될 줄 알고 있었어요. '역시나 기각되었구나! 다음에는 우리가 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조금씩 다시 고민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성외관 / "역시 예장고신은 보수구나, 아이고 안 되겠구나" 그런 이야기를 저희끼리 주고받은 기억이 나네요. 꼭 기각이라는 형태로 꺾어야 했나, 조금 시간을 두고 연구위원회를 띄워 보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쉬웠어요. 총회가 이 세상의 변화에 무관심하고 귀를 막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예장고신이 왜 여성 안수를 금지한다고 생각하세요? 

 

김미선 / 예장고신은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했고, 보수적이고 굳건한 신앙을 지켜 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초기에 만들어진 규칙을 계속 지키고자 한다고 봐요. 보수적이고 전통을 지킨다는 평가를 받다 보니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고, 약간의 고집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모든 법은 만들어지고 바뀌고 폐기되죠. 교단 헌법 역시 그 당시에는 적정한 법이었을 수 있지만 시대가 바뀌지 않았습니까? 세상의 구조가 바뀌고 있는데 그 법을 계속해서 지키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고 편협한 사고방식이죠. 성경에 있는 내용도 글자 그대로 다 지키는 게 아니잖아요.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성경에 남자가 여자를 다스리게 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어 해산의 고통을 받게 것도 그대로 적용해 무통 주사 맞지 말고 자연분만해야죠. "원래 우리 헌법은 이래!" 라고 말하면서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은 법에 대해 모르거나, 혹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모른 척, 못 들은 척하는 거죠.  

 

성외관 /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분들은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는데, 저희가 공부하면서 말씀의 맥락을 잘 살펴보면 그게 아니거든요. 갈라디아서를 보면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다"라고 돼 있어요. 차별이 없다는 거거든요. 이것이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진리인데, 여자를 차별하는 것은 이를 부정하는 거죠. 어떤 말씀의 특정한 부분을 떼어 내고 뽑아내서 자기들의 생각을 합리화하니까 여성 안수 도입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예장고신 교단이나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김미선 / 저는 예장고신이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 여성 안수 제도를 도입하는 게 이 땅의 기독교인이 최소한의 상식을 갖추는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정말 위기죠. 특히 전광훈 씨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얼마나 한국교회에 큰 해악을 끼쳤습니까? 여성 안수를 금지하는 제도를 유지하는 것 역시 교회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것입니다.  

 

성외관 / 교회는 복음 전파가 어렵다고 하는데, 여성들, 특히 자라나는 미래의 여성들이 교회 안에 여성 안수 불가 제도가 있다는 걸 들으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이건 여성을 소외시키는 제도예요. 이런 제도를 고치지 않으면서 복음 전파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하루빨리 여성 안수 제도를 도입해서 복음 전파의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산 평화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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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미 /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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