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활동소식

[행사스케치]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4-28 15:16 / 조회 35 / 댓글 0

본문

11548d91d217bafde0b497fdf016194b_1745820882_7314.jpg
11548d91d217bafde0b497fdf016194b_1745820883_2913.jpg
11548d91d217bafde0b497fdf016194b_1745820883_8606.jpg
 

지난 4월 17일(목),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가 있었습니다. 

2021년 2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시작된 싸움이 무려 4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긴 싸움 속에서도 미얀마 시민들은 무너진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찾기 위해 지금도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 ‭

이번 기도회에서는 미얀마침례교 소속 샬라이 목사님이 설교를 맡아 주셨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미얀마의 평화와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함께하겠습니다. 

‭ ‭

아래는 설교 전문입니다. 

‭ ‭

‭ ‭

고난받는 이들 가운데서 하나님을 이해하기

“미얀마의 현실 속에서 들려오는 고통의 탄식과 부활의 희망” - 살라이 목사 (미얀마침례교)

‭ ‭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깊은 고통을 겪고 있는 미얀마의 현실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을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미얀마의 역사는 왕정 체제를 지나 영국 식민지였던 시기를 거쳤고, 독립 이후 짧은 민주주의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미얀마는 점점 어둠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군부는 무력으로 권력을 유지하며, 정치와 행정은 물론 교육, 종교, 경제까지 철저히 통제하는 억압적인 독재 체제를 만들어왔습니다. 국민을 위한 국가는 사라지고, 군부를 위한 나라만 남았습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황금의 땅’이라 불리며 아시아의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받던 미얀마는, 수십 년간 이어진 폭정과 착취 속에서 점점 빛을 잃어갔습니다.

‭ ‭

그리고 2021년 2월 1일, 군부는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합법적인 민주정부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날 이후 미얀마는 깊은 고통과 절망 속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이에 맞서 국민통합정부(NUG), 시민방위군(PDF), 소수민족 무장세력(EAO), 국민저항군(PRA) 등이 국내외의 지지 속에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싸워오고 있습니다.

‭ ‭

정권을 점차 잃어가던 군부는 민간인을 향해 수천 차례의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수많은 집들이 불타고,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강제 징집 명령이 떨어지면서 수많은 청년들이 생명을 걸고 국경을 넘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 ‭

2024년에는 대규모 홍수가 미얀마 전역을 덮쳤습니다. 그리고 3월 28일부터 지금까지, 120회가 넘는 지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을 중심으로 7.7 규모의 대지진과 6.4 규모의 강력한 여진이 이어지면서 수천 채의 집이 무너졌고, 4,000명이 넘는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임시 텐트에 의지해 땅바닥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었지만, 이어진 폭우와 강풍은 그마저도 무너뜨렸습니다. 삶의 터전은 사라지고, 피난처조차 허물어졌습니다.

‭ ‭

미국, 영국,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인도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군부는 그 지원을 자신들의 통제 하에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도움을 제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공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얀마는 한밤중입니다. 어둠은 짙고, 새벽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 ‭

‘황금의 땅’이라 불리던 미얀마는 지금, 눈물과 두려움, 배고픔과 분노, 불의와 탄압으로 가득한 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병원과 학교는 무너지고, 의료와 교육은 붕괴되었으며, 인권은 짓밟히고, 인간의 존엄성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억울한 이들이 감옥에 갇히고, 노동은 착취당하며,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종교적·민족적 갈등은 조장되고, 커다란 종교 건물들은 늘어가지만, 정작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병원과 학교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 ‭

여러분,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주간입니다. 우리는 이 고난의 시간 속에서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하고 만나야 할까요?

‭ ‭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분이신가요?

무력하게 고통을 지켜만 보시는 분이신가요?

‭ ‭

그렇다면 그 침묵은, 우리가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그 무력함은, 우리가 행동하고 응답하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의 길입니다.

그리고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고난받으시는 하나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은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하도록 우리를 부르시는 고난의 하나님이십니다.

‭ ‭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예수님은 마법사도 아니고, 기적을 일으키는 영웅도 아니며, 황금 왕관을 쓴 권력자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고난을 짊어지신 연대의 주님이셨습니다. 억눌린 자들과 함께 눈물 흘리셨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침묵하셨으며, 죄 없는 이들과 함께 억울함을 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 그리고 부활은 단지 역사의 사건으로만 기억하고 찬양해야 할 내용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행동하고 살아내야 할 삶의 길입니다.

‭ ‭

한국 사회도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과 혼란 속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받는 이웃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며 함께 걸어가려는 여러분의 연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오늘, 이 땅 위에 새롭게 실현하는 길입니다.

‭ ‭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하며, 함께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그것이 십자가를 지신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길이며, 부활의 희망이 어둠 속에서 시작되는 이유입니다.

‭ ‭

지금은 고난주간, 그리고 오늘은 성목요일입니다.

‭ ‭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자신을 유월절의 희생 제물로 내어주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이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기억과 헌신이 함께하는 제사입니다.

‭ ‭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께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신 그 연대— 고뇌 어린 기도와 희생,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마침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함께하신 그 사랑은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 ‭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고난받는 이들을 위해 드리는 기도, 사회적 섬김, 그리고 나눔의 행위는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선물입니다.

‭ ‭

누가복음 23장 46절,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신 후 숨을 거두시니라.”

‭ ‭

이 말씀은 예수께서 하나님께 온전히 자신을 내어드린 신뢰와 순종의 고백입니다.

‭ ‭

오늘 우리도 그 고백을 따라, 우리 곁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기도와 나눔, 실천을 통해 하나님께 우리의 삶을 드리는 참된 부활의 길을 걷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