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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책방 추천도서] 모르고 지나칠 뻔한 책을 소개합니다!


김신일 집행위원(대전 가까운책방 대표, 가까운교회 목사)



크리스토프 불룸하르트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나라> 2018, 대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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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도사로 사역할 때 일이다. 그 교회는 매주 주일 저녁예배 후에 교직원(교역자, 교회직원)회의를 했고, 제직회라도 있는 날이면 밤 11시가 넘어 회의 끝날 때도 있었다. 하루는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담임목사가 부목사 한명을 심하게 나무랐다. 담임목사는 엄청나게 큰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고, 회의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주눅이 들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 때 담임목사의 한 마디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어린 시절을 아버지 없이 보낸 그 부목사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퍼부은 것이다. “너, 왜 그래? 애비 없이 커서 그래?” 비수 같은 말은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사람에게 꽂혔다. 그 때 그 자리에 있던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아니 못했다. 나 뿐 아니라 그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 모두가 그 말에 경악한 것이 분명했으나 모두가 비겁하게 조용히 침묵했다. 누구도 말하지 않는 순간. 그것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거의 20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교회 안에서 별별 일이 다 벌어진다. 교회 뿐 아니라 세상에는 별 일이 다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별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가이다. 복음의 왜곡과 변형은 다른 것이 아니다. 복음이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의 삶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할 때 복음은 왜곡되고 변형된다. 복음, ‘하나님나라’를 추구하는 삶. 그건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우리에게 용기를 내라고 격려한다. 더군다나 분명한 위계가 존재하는 현실의 권력관계에서 “싫다”, “아니다”라고 소리치는 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일수도 있다. 그래서 그건 두려움을 깨뜨리고 외치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교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강력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종교적 행위를 강화함으로써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종교행위는 교회내 권력구조를 재생산하고 이미 존재하는 위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밤낮 부르짖고, 주일마다 거룩한(?) 모습으로 예배를 드리고, 날마다 성경묵상 큐티를 해도 왜 교회는, 세상은 그 모양인가? 그것은 복음과 말씀을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거나, 내세를 보장하는 천국행 티켓 정도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과 가족, 혹은 자기 교회만을 위한 편협한 복음과 말씀으로 왜곡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믿는 바대로 살지 않는다. 복음은 살아낼 때 힘이 있다. 그것은 세상의 논리와는 다른 삶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이 책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나라>에는 저자 블룸하르트의 하나님나라에 대한 “역동적인 기대”가 가득하다.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1842~1919)는 독일 루터교의 목사로서 그의 사상은 레온하르트 라가츠, 칼 바르트, 디트리히 본회퍼, 자끄 엘륄, 위르겐 몰트만 등 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하나님의 의를 위한 실제적인 일 대신에 이기적이고 자기만족적이며 피안적인 종교성만을 강조하는 종교행위로 가득한 일요일 종교–기독교는 일류 진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한다.


‘하나님나라’의 가치 추구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지치지 않고 ‘하나님나라’를 기다릴 때(이건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기다림이다) 교회와 세상은 변화될 수 있다. ‘하나님나라’를 추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나라>는 진정한 하나님나라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를 격려하고 도전하는 책이다.



*이 글은 70호 소식지 공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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