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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책방 추천도서] 모르고 지나칠 뻔한 책을 소개합니다!



김신일 집행위원(대전 가까운책방 대표, 가까운교회 목사)



<죽은 자로 하여금> 편혜영, 2018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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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로 하여금>은 병원을 주무대로 하는 소설이다. 그러나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그저 그런 병원이야기는 아니다. 어느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소설이지만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주인공 무주는 서울 종합병원에서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한때 조선업으로 번창했던 이인시의 선도병원으로 내려오게 된다. 무주는 병원의 관리직 직원으로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다. 또한 이야기의 내용도 병원에서 일어나는 수술이나 진료 등의 의료행위가 아니라 일반적인 업무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무주는 조선소의 폐쇄와 더불어 찾아 온 지역경제의 침체, 그로 인한 병원의 경영난을 타개할 방편으로 경영혁신안을 만들어보라는 병원장의 호의 속에 사무장의 부름을 받는다. 무주는 각종 장부와 구매 영수증 등 병원 내부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게 되고 자신에게 호의적이던 이석의 비리를 알게 된다. 이석의 가정문제와 병원내에서의 평판 등을 잘 알고 있던 무주는 여러 고민과 갈등 끝에 이석의 비리를 게시판에 올린다. 곧 글을 내렸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석을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고, 그때부터 무주는 병원 사람들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과도 싸워야 했다.

 

한때 조선업으로 번창했던 이인시에 살았던 이석과 조선소가 폐쇄되고 쇠락해가는 이인시로 쫓기듯 옮겨와 살게 된 무주. 사무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얽혀있는 이석과 사무장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이석을 내쫓은 격이 된 무주. 오랫동안 자신의 아픈 아이만을 위했던 이석과 곧 태어날 자신의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자고 다짐하며 행동했던 무주. 그리고 그런 무주의 행동으로 인해 병원에서 쫓겨난 이석. 그리고 왠지 그런 무주를 떠나는 아내. 이들의 모습은 전혀 다른 듯하지만 사실 묘하게 얽혀있다.


소설 <죽은 자로 하여금>은 신약성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구절 “죽은 자로 하여금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는 예수의 말씀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이게 무슨 말인가? 저자는 왜 이 제목을 쓴 걸까? 문제는 누가 산 자이고, 누가 죽은 자인가 하는 것이다. 삶의 인간관계와 일들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내가 옳다고 행한 일들이 반드시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나쁜 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가족을 위한다고 하는 일이 반드시 선한 일인 것도 아니다. 이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렇게 삶은 모호하다. 그리고 그 모호함 속에 살아가는 것이 우리 모습이고 삶이다. 다만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

어쩌면 우리는 원치 않는 경쟁에 내몰려 다함께 죽음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국 우리 삶은 죽음 그 자체일지도. 그래서 예수는 이제 그 죽음을 박차고 삶을 살라고,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누가 예수를 따를 수 있을 것인가?


편혜영의 소설은 대개 그로테스크하고 어둡다는 평이 많다. <죽은자로 하여금>도 편혜영스러움이 묻어난다. 혹자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희망 섞인 결론을 내리기도 하지만 글쎄 주인공 무주는 행복했을까?




*이 글은 70호 소식지 공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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