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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 핫이슈1] 내 교회는 어디에 있을까?


양희송 집행위원(청어람ARMC 대표)



상당히 오래전, 아마도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나는 영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중이었고, <복음과상황>의 편집위원으로 2년간 영국 기독교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었다. 그중에 한 꼭지로 ‘바보들의 배(Ship of Fools)’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다루었는데, 이들은 매우 재미있는 기독교 풍자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그들의 사이트를 널리 알리게 된 ‘미스터리 예배자(Mystery Worshipper)’란 코너가 주목을 받았다. 일단의 개인들이 자신들이 참석한 예배에 대한 리뷰를 써서 올리는 코너였는데, 그 평가 내용으로 목회자의 설교가 얼마나 긴지 짧은지, 적절한 유머는 섞여 있는지, 예배 후 내어놓은 차와 쿠키의 맛은 어땠는지, 새로운 사람들을 따뜻하게 환영하는지, 계층이나 인종은 단일한지 혼합적인지 등등의 요소를 맛깔나는 필체로 그려내고 있었다. 그들은 헌금함에 ‘미스터리 예배자’가 다녀갔다는 메모를 남기는 것으로 방문 사실을 알렸다. 흥미롭게도, 그들의 리뷰를 통해 유명한 교회들의 예배나 교회 분위기가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던 반면, 한산한 시골 마을의 작은 교회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좋은 평가를 얻기도 했다. 어떤 교회는 상당히 혹독한 평을 받고서 목회자들이 심각하게 내부 반성을 한 결과 그 다음번 리뷰에서는 좋은 평을 얻기도 했다. 수년에 걸쳐 진행된 이들의 교회 리뷰는 내가 영국에 유학하던 시절에는 주요 일간지에도 소개되어 교회를 변화시키는 신선한 시도로 평가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늘 그 아이디어가 맴돌았다. 몇 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이디어의 차원에서는 쉽게 공감과 동의를 얻었고,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나 문제는 실행에 있는 법. 게다가 한국교회의 상황은 영국의 경우처럼 느긋하게 방임형으로 실험해볼 여유가 없기도 했다. 그 사이에 우리는 소셜미디어의 발전상을 보기도 했고, 생활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무언가를 시도한다면, 기술적으로도 진일보해야 하겠고, 신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도 더 풍성하고 정교해야 마땅하다. 한국교회는 교회개혁 이슈도 많이 안고 있지 않은가? 교회 세습이나 재정 투명성, 민주적 교회 운영 등의 과제를 놓고 그간 애써 운동해온 결실도 반영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교회는 애증의 대상이다. 아낌없는 애정과 헌신의 대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한국교회는 그 내부의 성도들에게 고통과 분노의 진원지가 되기도 한다. 2015년 종교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현재 한국 사회에는 약 1,000만 명의 개신교인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나안 성도’로 불리는,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100~200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교회에는 나가지만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동층 그리스도인들도 적지 않다. 타종교에 비해 개신교는 교회 출석과 헌금, 봉사 등의 여러 측면에서 헌신의 수준을 상당히 높게 요구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개신교 신자들은 자신과 잘 맞는 교회를 찾아서 다니고 싶은 욕구가 매우 높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교회를 찾아가 보고, 다녀보지 않고서는 그 교회가 어떤지 알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제한되어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유통되는 정보는 부정적인 뉴스가 더 많기도 하다. 교회를 찾는 누군가의 손에 인근 지역에 어떤 교회들이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정보를 쥐어줄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교회를 다녀온 이들이 리뷰를 올려주어서 궁금한 사항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는 그런 사이트가 있다면 어떨까? 과연 사람들은 어떤 교회를 좋게 평가하고, 어떤 교회를 낮게 평가할까? 교회와 예배에 대한 정보와 리뷰가 체계적으로 축적되면 이는 교회들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어떤 교회가 이런 서비스를 반기고, 어떤 교회가 꺼리게 될까, 그리고 왜 그렇게 반응할까? 이런 질문은 한편으로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또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극복해야 할 난제를 안고 있어서 도전 욕구를 부추긴다.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당위의 선언과 노력은 꽤 많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개인과 공동체 차원에서 이를 채택하고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의 문제였다. 확산과 평가를 통한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것은 교회개혁운동의 오랜 과제였다. 올해 상반기부터 개혁연대의 ‘공적헌금 TF’에서 ‘좋은 교회를 소개하자’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런 제안은 그간 알음알음 좋은 교회를 찾아 다녔던 이들의 고민과 노하우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더 나은 방식으로 담아낼 것인가 하는 논의로 이어지면서 이를 ‘교회찾기 서비스’로 개발해보자는 제안이 되었고, 이것은 그 자체로 독립적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보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현재 개혁연대-하나꿈-청어람ARMC 3자가 협력해서 교회찾기 사이트 ‘Oh My Church’(가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첫 걸음에 불과한 ‘교회찾기’ 프로젝트는 그간 우리가 이상적으로만 그려왔던 지역교회의 모습을 실제 존재하는 현장과 매칭시키는 시도가 될 것이다. 현실 세계 속의 교회들이 분발하고, 분투하면서, 변화해 나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도구가 우리 손에 들려진다면 많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정대로 잘 진행된다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한국교회를 새롭게 할 흥미로운 사건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


*이 글은 70호 소식지 공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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