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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는 주님의 십자가를 모독하지 말라
예장통합과 총회 재판국, 김삼환·김하나 목사에게



김정태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저는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서북노회 사랑누리교회를 섬기는 김정태 목사입니다. 이번 총회 재판국의 배교를 보면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탄식을 안고 이 글을 씁니다.


첫째, 총회 재판국 여러분, 특히 세습을 찬성한 분들은 옷을 찢고 하나님과 교회 앞에 회개하십시오. 요즘 우리 국민은 대법원이 저지른 상상할 수 없는 재판 거래 범죄 때문에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때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세워 갈 총회 재판국마저 재판을 거래하듯 당사자의 눈치를 보아 왔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법정을 모독하는 일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차지한 그 자리는 명성교회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라고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 자리는 예언자들이 그러했듯 말씀과 양심에 따라 순교를 각오하고 적시에 판결을 내려 죽어 가는 교회를 살려 내라고 하나님께서 내려 주신 거룩하고 엄중한 자리였습니다. 재판국원 여러분,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위해 죽음의 십자가를 지지 않은 죄를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세습에 찬성한 분들은 하나님과 역사 앞에 옷을 찢고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여러분이 하나님 앞에 살길입니다.


재판국이 회개할 것이 또 있습니다. 정의를 세우는 데에도 골든 타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재판국은 명성교회를 살릴 골든 타임을 오래전에 잃어버렸습니다. 우리 교단의 총회 헌법에는 세습 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나가는 삼척동자도 보기만 하면 알 만한 사실입니다. 이 명확한 법조문을 눈앞에 두고도 법대로 판결하는 것을 왜 그리도 어려워하셨습니까. 이 쉽고도 쉬운 사건을 놓고 왜 재판국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었습니까. 혹시 이해 당사자인 명성교회의 눈치를 보았던 것입니까. 아니면 여론의 관심이 사그라들기를 기다리셨습니까.


설사 이번에 세습이 불법이라 판결이 났다고 해도 재판 지연 책임은 피할 수 없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다시 말합니다. 지연된 정의는 불의입니다. 명성교회 측은 재판국의 판결이 나기 전에 이미 세습을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세습에 반대하는 교인들이 다수 교회를 이탈한 터에 세습을 뒤집을 만한 내부 동력이 소실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재판국은 이번에 내려진 잘못된 판결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재판 지연에 대한 책임도 함께 져야 합니다.


둘째, (희망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명성교회에도 말하고 싶습니다. 명성교회, 특히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께서는 지금이라도 세습을 철회하시기 바랍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교단과 한국교회와 하나님나라를 죽이지 마십시오. 최근 명성교회에서 행해진 설교 가운데 "하나님도 아들 예수께 승계했는데 세습이 무슨 문제냐"는 망언이 있었습니다. 이런 망언을 내뱉을 사람을 강단에 세우고 또 망언을 듣고도 끌어내리지 않은 것은 필시 여러분이 같은 생각을 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이 언제 김삼환·김하나 목사 같은 방식으로 자리를 승계했습니까. 우리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땅으로 오셨습니다. 아들로서의 모든 특권과 부와 지위를 버리고 오셔서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다니시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죽으신 후에야 부활해서 보좌 우편에 앉으셨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당신들의 승계와 같습니까.


가만 보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대형 교회로 부임해 가는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들이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러 간다고. 이보다 심한 신성모독, 십자가 모독이 어디 있습니까. 김삼환·김하나 목사, 두 분께서 정말 하나님처럼 하나님나라를 승계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김하나 목사더러 담임목사 자리를 내어놓게 하십시오. 그리고 매일매일 목숨이 위협받는 험한 선교지로 가고, 한 끼 한 끼 먹을 것 걱정하는 사람들의 틈 속에 들어가서 함께 머무십시오. 그렇게 예수님처럼 살다가 이 땅에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십시오. 그렇게 온전히 죽어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난 후,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여러분은 하나님나라를 승계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승계, 제대로 된 십자가 승계입니다.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틀어쥔 자리에 앉아 십자가와 섬김을 운운하는 망발과 신성모독을 그치고 김하나 목사는 담임 자리에서 물러나십시오. 그리고 진정한 십자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십시오. 오직 그것만이 여러분이 살길입니다.


셋째, 통합 교단은 이제 유통기한이 지나 버린 기존의 총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번 총회 재판국의 판결은 교단 정치에 깊숙이 몸담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개인적 친분과 이권에 얽혀 있는지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세습을 반대하는 다수의 회원들은 하나님께 기도하면 총회 재판국원들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줄 거라 믿고 정말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가 돈을 무기로 삼는 교단 정치의 악한 카르텔을 뚫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분명해졌습니다. 기존 총회 재판국 시스템은 결코 하나님의 정의를 세울 수 없습니다.


이것이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총회 자체의 구조적 모순 때문입니다. 교단 총회는 대부분 대형 교회의 목사와 장로 위주로, 그것도 담임목사 위주로, 대부분 나이가 많은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총회 구조로는 결코 전체 교회의 민의를 수렴할 수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급박히 변해 가는 사회를 정확히 간파하고 적시에 복음으로 대응할 민첩성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작금의 총회 정치 구조를 바꿔 놓지 않으면 언제든 제2·제3의 명성교회가 등장하여 전체 교단을 다시 위기로 몰아넣을 것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이번 명성교회 사태는 우리의 예상보다 총회가 얼마나 돈과 권력에 취약한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명성교회 사태를 계기로 통합 교단이 기존 정치 구조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재편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제 우리에겐 무엇이 남았을까요. 총회에서 결과가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았을까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교회가 가야 할 길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그들이 짓밟은 자기 부정의 십자가를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높은 곳과 돈을 향해 가는 거짓 십자가가 아니라 낮은 곳과 가난과 눈물 많은 곳을 향해 찾아가는 참십자가를 세우는 일입니다. 승리의 축배를 들고 있을 그들이 세운 명성 왕국이 주님 손에 사라질 장망성將亡城이 될 것을 확신하며 다시 일어나 싸우는 일입니다.


통합 교단이 규모와 크기의 자랑을 버리고, 낮음을 자랑할 수 있을 때 주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지고 갈 참된 십자가를 통해 주님께서 통합 교단을, 그리고 한국교회를 다시 불쌍히 여겨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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