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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 외치는 소리] 돈에 사로잡힌 한국교회에 자유를


                                                                                                     김정태 집행위원(사랑누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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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나빠져서인지 예전보다 점점 병원 심방 가는 일이 잦습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멀쩡하던 분이 갑자기 말기암 판정을 받고 시한부 생을 살다 떠나실 때입니다. 기도 외에 해드릴 것 없는 목사로서는 참 난감하고 괴롭습니다. 요즘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을 반대하며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명성교회가 꼭 말기암세포 같습니다. 암세포는 대부분 정상 세포보다 잘 자랍니다. 그렇지만 몸 전체의 명령을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합니다. 명성교회가 똑같습니다. 급격한 대형화를 이루더니 이제 같은 몸의 지체가 죽어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잇속만 챙기고 있습니다. 정말 암세포 맞습니다.


암세포를 걸러내는 1차 관문은 림프절이라고 합니다. 대나무 마디처럼 림프관 중간중간 림프절이 있어서 면역기능을 통해 암을 저지한답니다. 그러나 림프절이 막아내지 못하면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지게 되지요. 명성교회는 아주 이상한 공동의회를 통해 내부의 림프절을 통과했습니다.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서울동남노회라는 림프절을 완전히 찢고 뚫었습니다. 마지막 림프절이 총회인데 제가 보기에 이것도 뚫리기 직전입니다. 총회가 뚫리면 무서운 암세포가 통합교단 전체로, 이후 한국교회로 퍼져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전체를 죽음으로 이끌게 됩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지금이라도 하루속히 수술을 통해 암세포를 잘라내고 지속적으로 항암치료를 해야 주님의 몸인 교회가 소생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싶습니다.


지난 10월 서울동남노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할 때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 나이 지긋한 총대 분은 우리를 향해 살짝 다가오시더니 “그럼 세습은 안 되지, 그럼 안 돼” 하시고는 “수고합니다. 고마워요” 하셨습니다. 한 총대 부목사님은 노회원에게 제공하는 간식을 저희에게 건네주시면서 “제 마음은 여기에 있지만 제 처지가 이래서…” 하셨습니다. 심지어 노회 행사를 돕던 분들도 “찬성이 있으면 반대도 있는 건 당연합니다” 하시더니 일행 모두를 데리고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하도록 배려했습니다. 서로 얼굴 부딪히면 불편하다며 점심시간 전에 주차장 엘리베이터로 따로 올라가도록 했습니다. 모두 어리둥절했지만, 하나님이 힘내라 주시는 거라 믿고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와 정반대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명성교회 측 장로님들은 화난 얼굴로 다가오시더니 “너희는 어디 교회 다니냐? 능력도 없는 것들이 교회부터 키워봐. 우리 목사님처럼 큰 교회 만들어봐. 능력이 있으니까 세습도 하는 거야” 하며 우리를 조롱했습니다. 늘 듣던 말이지만 그날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저는 이 조롱 안에 명성교회의 신학이 배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교회가 커진 것이 김삼환 개인의 능력이라고 믿는가 봅니다. 하나님이 은혜 주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공로로 쟁취한 것이라 보는 것이지요. 그들은 큰 것과 힘을 숭배합니다. 큰 것이 좋은 것이요, 작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니까요. 또 그들은 힘이 있다면 아낌없이 자기 것을 쟁취하는 것을 당연하다 여깁니다. 노회를 힘으로 무력화했으니까요. 우리 예수님은 최고의 힘을 가지셨어도 자기를 부정하고 십자가에 달리셨는데 그분들이 믿는 예수님은 십자가를 꺾고 황제가 되신 분인가 봅니다. 가만 보니 명성교회는 돌로 떡을 만드는 기적을 자랑하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자랑하고, 높은 데서 뛰어내리듯 세습도 감행하면 하늘의 천사가 와서 자기들을 돕는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사탄의 유혹을 다 거절하고 십자가 지셨는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명성은 도대체 누구를 주인으로 삼은 교회인가요?


명성교회 문제를 놓고 이런 분 저런 분 만나다 보니 공통적으로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교계 안팎의 많은 분이 명성교회로부터 장학금을 비롯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소리를 내기가 참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서울동남노회록을 보니까 명성교회가 내는 돈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노회 총예산이 633,664,000원인데 그중 명성교회가 417,468,000원을 내고 있습니다. 숫자가 불편한 분을 위해 요약하면 대략 6억 중 4억, 그러니까 명성교회가 전체 노회 예산의 66%를 지탱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는 더 희한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 노회록은 아주 친절하게도(?) 예산을 많이 내는 순서대로 교회를 정렬해주었습니다. 당연히 명성교회가 1번 자리에 4억 넘는 액수가 적혀 있고, 맨 꼴찌에 있는 교회 이름 옆에는 10만 원이라고 적혀 있고 ‘미납’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노회가 돈 내는 것을 중심으로 교회를 일렬로 세울 수 있지? 알면서도 참는 걸까? 아니면 이게 문제라 여기지 못하는 걸까? (참고로, 제가 속한 노회도 내는 돈의 액수는 적지만 이렇게 친절히 정렬해주지는 않아요. 순서를 알려면 혼자서 애를 많이 써야 해서 포기하고 말지요) 이것을 세상 사람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어졌습니다. 이것만 보아도 명성교회가 발휘하는 돈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저는 교계 많은 분들이 돈 때문에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라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명성교회로부터 받은 모든 도움은 명성교회가 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면 이럴 때 더 나서서 명성교회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더욱 매섭게 질책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만약 그간의 우정 때문에 또는 받은 것이 많아 나서지 못한다면, 명성교회의 모든 선교 구제 장학 복지 등의 사업은 결국 모 재벌의 그 장학금과 같은 것이 될 뿐입니다. 재벌의 관리를 받던 이들이 재벌의 부정과 불의에 한마디 못 하던 것처럼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이런 소리를 하면 어려운 걸 몰라서 하는 천진난만한 이야기라고 하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배운 신학과 신앙에서는 적어도 그리하여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분명히 명성교회의 후원 받는 것을 이제 부끄럽게 여기는 분들이 나올 것입니다. 그런 분 또는 그런 기관을 어떻게 도울지 함께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명성교회를 향해 비판하는 소리의 크기만큼 그동안 명성교회가 감당하고 있던 사역을 다른 교회들이 연합하여 떠맡아 주는 운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선교사님들을 공동으로 후원하고, 기관과 단체들이 독립해 갈 수 있도록 십시일반 도울 때 제2, 제3의 명성은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돈을 무기로 지지자들을 만들고, 돈을 무기로 입을 막는 이 악한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반드시 한 형제자매 된 다른 교회들이 재정적 희생도 함께 감당할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돈이 우리의 그리스도 형제자매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자유를 선포해야지요.


최근 통합 측 신대원 동기들이 명성교회 세습 반대 성명을 내면서 속속 모이고 있습니다. 다들 하필 이런 일로 모이게 되었다며 멋쩍어하면서도 무척이나 반가워들 하고 있습니다. 교단 동역자들을 만나면서 멀리 함께 뛸 동지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생겼습니다. 이제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다시 숨을 크게 쉬어야겠습니다. 긴 싸움이 될 테니 호흡을 가다듬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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