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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종교인 과세 유예 말할 때 아닌 회개할 때
2년 더 유예하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보면서

최호윤 집행위원(삼화회계법인 회계사)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시무) 등 여야 국회의원이 2018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종교인 소득 과세 관련 규정 적용을 2년 더 유예하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8월 9일 발의했다. 국회의원의 개정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 권한이자 본질적 의무다. 김진표 의원 등이 개정 법안을 발의한 것 자체는 국회의원 직무를 이행한 것이지만, 몇 가지 간과한 점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이번 개정 법안은 국민적 합의에 근거한 것인가, 국회의원 개인 차원의 소신에 근거한 것인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배종석·정병오·정현구)이 2013년 실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85.9%가 종교인 과세에 찬성했으며, 비종교인 찬성 비율은 90.1%였다. 김진표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 법안에 설득력이 있으려면 대다수 국민이 2018년 시행 법안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확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국회와 국회의원이라는 기구에서 국민적 합의를 표출하는 대의정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개정 법안이 국민적 요청과 무관한 개인 신념에 근거하고 있다면, 이는 국회의원의 권한 남용이며 국민의 뜻을 저버린 발의라고 할 것이다.

둘째, 개정 법안 발의 사유로 정부 당국이 종교인 수입구조와 비용 인정 법위 등 상세한 과세 기준과 절차를 준비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혼란과 마찰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개정 세법의 성격을 오해한 데서 발생한 주장이다. 언론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그동안 종교인 소득을 과세 규정이 없는 비과세로 분류하다가 2018년부터 종교인 소득에 대해 처음으로 과세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특정 지역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목회자가 정기적으로 수령하는 사례비는 세법 논리상 예전부터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이었다. 다만 종교인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근로' 소득으로 납세하기 어렵다고 호소해 왔기에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도 납세할 수 있도록 편의적 방편을 열어 둔 것이 2018년부터 적용하는 세법 규정이다. 즉, 2018년부터 시행하는 개정 세법은 종교인에게 새로운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에게 납세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종교인 스스로 근로소득으로 납세할 것인지 기타소득으로 납세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2018년 개정 세법 적용 이전인 현재에도 근로소득으로 종교인 과세를 할 수 있는 기준은 명확하며, 개정 세법에는 과세 대상 소득의 범위, 비과세소득, 필요경비 산정 기준, 원천징수 절차, 사업소득에 준한 연말정산 절차, 세무조사 시 예외 사항, 개인별 종합소득 신고 절차 등 일반 근로소득자, 기타소득자와 비교할 때 파격적인 우대 규정이 이미 반영돼 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7대 종단을 만나 과세·비과세 항목을 더 구체적으로 구분한 소득 내역이 담긴 의견서를 요청했지만 한 곳도 반응하지 않았다. 정부가 추가적으로 고민하는 것은 비과세 혜택 부여 기준이다. 비과세소득은 예외 사항이며,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지 않으면 종교인 소득은 모두 과세소득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나서서 비과세 혜택을 고민하고 있는데도 종교계가 반응하지 않는 상황은 종교계가 아직 세금 문제를 절실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부 시행 기준과 절차가 미비하다는 종교계의 주장은 납세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와 별도로 2018년부터 시행하는 개정 세법은 종교 기관 범위를 주무부처에 등록된 민법상의 법인에 한정하기에 무인가 교단과 종파 종사자는 소득세 면세 대상이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 의문은 종교인 소득을 '직업' 소득세라고 오해한 데서 발생한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직업 종류에 따라서 과세하지 않고 수령하는 소득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 과세 여부를 결정한다. 무인가 교단과 종파 종사자가 속한 교단 등이 세법상 비영리법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이들이 받는 헌금이나 기부금은 사업소득으로 분류되며, 세법상 비영리법인으로 분류하는 단체로부터 수령하는 사례금은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과세된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된 종교인 소득세는 일반 사회의 관심을 넘어 입법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현재까지 특이점은 일반 사회와 비기독교 단체가 모두 과세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반면, 과세를 반대하거나 연기하자는 주체가 논의의 직접 대상이 되는 종교인이나 관련 단체라는 점이다. 국가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는 특수성을 기독교는 기독교 내부 언어로 사회를 향해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기독교인과 비기독교 단체가 과세를 유예하거나 과세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경우라면 추가적으로 논의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대상이 되는 기독교인이 유예나 폐지를 주장한다면 단순히 스스로 이익 보호를 주장하는 이기적인 차원이라 볼 수밖에 없다.

2018년 시행할 개정 세법은 국가가 종교인의 특수성을 최대한 배려한 양보 차원에서 마련한 규정이다. 좋은 말로 양보 차원이지, 실제적으로는 종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국가가 법을 개정한 것이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일반 사회가 법 규정이라는 돌덩이를 교회를 향해 던진 상황이다. 사회가 던지는 돌을 맞으면서도 교계는 아직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우리는 특별하니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

지금은 종교인 소득세 과세 유예를 요청하거나 반대할 시점이 아니다. 그동안 기독교인으로서 소금과 빛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보여 주지 못했고, 기독교인의 행동이 선한 행실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회개해야 할 시점이다.




* 이 글은 뉴스앤조이 2017년 8월 16일자에 실렸습니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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