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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단상] 세월호 참사, 교회개혁과 사회개혁


박종운 공동대표(법무법인 하민 변호사)



2016년 10월 1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가 박근혜 정부에 의해 사실상 강제 해산을 당하였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를 비롯하여 10여 년 동안 활동해 오던 사회선교 사역을 잠시 접고, 세월호 특조위에서 상임위원이자 안전사회소위원장이라는 정무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저는, 극심한 우울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위, 연이어 세월호 특조위 등, 계속된 세월호 참사 관련 활동 중에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 세월호 특조위 해산으로 인한 상처와 트라우마, 그 내용은 분노와 울화통, 자괴감, 죄책감, 회한(悔恨), 죽음과 고통의 전염 등이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법률에 정해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사실상 중도에 해산당했다는 상실감,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우울증, 부분적인 기억 상실과 망각, 정서불안 등의 정신적인 어려움이 컸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나 자신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에 희망은 사라지고 껍데기와 절망만 남을 것 같았습니다. 이 세상이 바뀌지 않으면 세월호의 진실은 영원히 어둠 속에 묻혀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고통이 심해질수록 저도 모르게 더 간절히 하나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위해 기도하면서, 우리 주님께서 장차 이 나라 이 민족을 어떻게 하실 것인지 여쭙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전혀 예상하지도 못하였던 ‘최순실 국정농락(國政籠絡)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기독단체 및 활동가 그룹과 <속 터진 기독인(의) 시국대화>를 열었습니다. 제대로 된 입장을 내놓지 않는 대한변호사협회 집행부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뜻있는 선후배 변호사들과 함께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모임>에 참여하여 변호사 3천여 명의 시국선언, 각종 기자회견, 시국토론회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에도 참여하여 세월호 유가족분들과 함께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위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원회’ 등 여러 활동을 나름대로 펼쳐 나갔습니다. 기독법률가회(CLF) 통일법 아카데미에 강사진으로도 참여하였습니다. 다른 강사들의 강의도 듣고 ‘평화통일과 기독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마무리 특강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하나님께서 이 나라와 민족을 여전히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땅을 향한 우리 주님의 발걸음 소리가 빨라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하여 온갖 적폐(積弊)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신원(伸冤)하시려는 하나님의 발자국을 보았습니다.


2017년은 이 나라, 이 민족에게 대단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엄청난 위기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지는 해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임을 생각하면, 올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교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큰 흐름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제 개인적인 기도 제목 또한 거기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2016년 10월 1일 자로 세월호 특조위가 정부/여당에 의해 사실상 강제해산 당할 때의 처참한 심정, 그 이후 몸과 마음이 아픔과 고통으로 시달릴 때, 하나님께서는 ‘최순실 국정농락’ 사태를 세상에 드러내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에 대대적인 적폐(積弊) 청산, 개혁의 기회가 왔습니다. 평화적인 대규모 촛불집회, 국회에 의한 대통령 탄핵소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정권/정치세력의 교체를 기대하게 하는 대통령 선거, 그리고 헌법개정…. 올 한 해 동안, 다른 몇 년과도 바꿀 수 없는 대역사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게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좌절을 겪게 될지, 우리 하나님께서 이 나라와 민족을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매사에 기도하고 간구하고 생각하고 실천할 따름입니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이 이루어질 때는, 비록 헌법재판소에 대단히 보수적인 재판관들도 계시지만, 그럼에도 8:0으로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도하였습니다. 5:3이나 6:2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인간의 역사이지만, 8:0이야말로 하나님의 역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8:0으로 대통령이 파면되었습니다. 며칠 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문을 받아 보았을 때, 저는 그리스도인 헌법재판관들이 얼마나 깊은 고뇌와 기도 가운데 이 결정에 참여했는지를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향후 대통령 선거에서도 개헌 과정에서도 공의의 하나님께서 섬세한 손길로 만져 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때, 머지않은 장래에 갑작스럽게 주어질지도 모르는 통일의 기회에, 남과 북이 뼈를 깎는 자기반성, 회개를 통해 이제라도 대화합하여, 화해와 협력과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가도록, 우리 민족이 모두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모두 ‘지혜로운 열 처녀’처럼 미리 준비하고 대기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어서 오시옵소서~! 이제는 지긋지긋한 이 분단과 갈등 상황을 끝내고, 주님의 나라, 주님의 말씀이 온 땅에 편만(遍滿)한 나라, 주님의 가치관이 관철되는 나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입니다. 자칫하면 종교적인 행사로만 치장하기 쉬운 이 풍토에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시대적 소명에 합당한 실천 활동들을 고민하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 첫걸음을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라는 <기도운동>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도운동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나라의 종교개혁은 또 어떻게 확장되어 나갈지, 우리 하나님의 행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에 따르면 세속화된 사회에서, 교회개혁은 곧 사회개혁이요, 사회개혁이 곧 교회개혁의 통로입니다. 교회가 개혁되면, 개혁된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분의 가르침을 삶으로 살아내는 수많은 성도들이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요, 사회가 개혁되면, 개혁된 사회에서 개혁된 마음을 가지게 된 성도들이, 퇴행적이고 후진적인 교회, 세상보다 더 세속정신에 물들어 버린 교회들을 개혁하게 될 것입니다. 올 한 해,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이 선순환 구조를 갖추어 나가는 데, 우리 개혁연대가 앞장서 나가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세월호의 진실도 세상에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함께하실 거지요? 미리 감사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글쓴이 소개: 박종운 님은 2002년 11월 개혁연대 창립부터 교회개혁운동에 필요한 법 자문을 돕다가 2011년부터 공동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15년 3월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으로 사임했다가, 2017년 다시 복귀했습니다. 현재 법무법인 하민에서 근무하며, 나들목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 이 글은 소식지 공감 64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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